A Sideways Look at Time_dimensions variable_Clock movement_2015

A Sideways Look at Time

Before learning how to read a clock, we do not know the difference between time and hours. However, as we read a clock and distinguish time and hours, we perceive time as numbers on a clock, rather than time itself. Because we measure time according to this diagram, as we learn about the diagram process, we artificially segment the flow of time. In addition, developments of technology pursuing even more precise time measurements, cause us to overlook the flow of time, which is essential to the time concept. This work is an attempt to comprehend the notion of time through a viewpoint prior to our understanding of the diagram called a clock. This symbolic figure, called the clock, which self-claims to be the very concept of time, exposes the fact that ‘time is flowing’ through collective movements of the clock’s movements (the moving parts) outside the confined diagram and context. It is a clock that lost its conventional meaning and function ‘reading time’ which is only left with the flow of time in the movements of the hour and the second hand.

 




 

 

A Sideways Look at Time_Installation view_2015

 

A Sideways Look at Time_Detail_2015

 

A Sideways Look at Time_Installation view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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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0 #5. 시계 밖의 시간 A Sideways Look at Time>
By 박진희×미팅룸_2015.4.13-5.31_프로젝트 스페이스 stage3x3 글. 우아름(미술비평)

____ 던져 놓은 쌀알처럼 방위 없이 흩어진 이 무수한 시계들 앞에 내가 머물렀던 때는 오후 6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저마다 다른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들이 벽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다. 시침과 초침과 분침. 한쪽 발끝은 함께 묶인 채, 한쪽 끝은 각자의 리듬으로 원을 그리는 서로 다른 길이의 막대기 다발. 우리는 이것을 시계라고 부른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도시들의 이름을 떠올려 본다. 기왕이면 멀고 낯선 곳으로. 서울은 오후 여섯 시. 그렇다면 예루살렘은 오전 열한 시다. 히로시마 오후 여섯 시, 하이난 오후 다섯 시, 아테네 정오, 콰나크 오전 일곱 시, 오슬로 오전 열한 시, 카트만두 오후 두시 사십오 분, 밴쿠버 새벽 두 시, 키예프 정오, 알제 오전 열 시, 시카고 새벽 네 시. 낯모르는 도시들의 시간- 새벽, 정오, 밤, 아침의 시간이 눈앞에 뒤섞인 채 흐르고 있었다. 그렇게 그 앞에서 도시들을 떠올리는 동안, 제각각 흘러가는 시계들의 벽은 모든 공간의 총합으로 보였다가도 한순간 내가 서 있는 곳의 현재에 대한 감각도, 절대적인 시간이라는 개념도 허물어뜨렸다. 저마다 다른 시간을 가리키고 있지만, 각 시계의 초침, 분침, 시침의 움직임의 속도는 동일했다. 그렇게 한동안 서서 내가 보았던 것은, 아마도 시계 바늘의 움직임이었으리라. 서로를 무력화시키듯 서로 다른 시간을 가리키는 인접한 시계들의 관계에서 소거되는 것은 숫자로 나타나는 시간 그 자체였다. 내가 서 있는 시간에 대한 감각이 무너지면서 역설적으로 흘러가는 시간 자체를 경험한 것이다.

____ 박진희 작가는 이전 작품에서 시간차를 두고 관찰한 도시 풍경이나, 자연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의 여러 호흡을 시각화해 왔다. 가령, 일시적으로 발생하고 증발하는 비행운이나 느리게 나무에 새겨져 영구적으로 남는 나이테를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해 한 화면에 짜깁기한다. 이런 작업들은 시간의 물화(物化)에 집중한다. <시계 밖의 시간> 의 작업 방식은 조금 달라 보인다. 서로를 상쇄하는 인접한 시계들의 관계를 통해 시간에 대한 감각을 헝클어뜨리고 관객으로 하여금 수행적으로 시간의 현시(顯示)를 감각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한편 작가가 이와 같은 궤도에서 시간의 파열에 이르는 작업을 이어간다면 자칫 막다른 결론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에 따라붙을 수 있는 모든 서사적 가능태-이야기, 기억, 사건의 진행, 역사로 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소거하고, 똑 딱 똑딱, 매초 같은 무게로 그저 원을 그리는 시계 바늘의 운동을 통해 시간을 어떤 움직임과 리듬으로 자리매김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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